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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여행후기

두륜산 케이블카가 즐겁다

  • 작성자 장창영
  • 작성일 2022-11-29

산 저 멀리 바다가 있다. 그만큼 바다가 가깝다는 이야기다. 가을 바람은 제법 쌀쌀하다. 만약 따뜻한 햇살이 아니었더라면 제법 춥게 느껴질 수도 있는 그런 날씨이다. 산을 오르기 힘들어하는 이들이 좀 더 쉽게 산에 오르는 방법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나 역시 대흥사 인근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왔다. 만약에 케이블카가 없었더라면 이 모습을 못 봤을지도 모른다. 물론 걸어서 올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케이블카가 있는 정상까지는 그리 멀거나 힘들지 않다. 4분 가량 케이블카를 타면 어느새 정상이다. 때로 어떤 것들은 그 다음을 포기하게 만든다. 어쩌면 누군가는 어떻게든 올랐을 산이었을 것이다. 없는 길을 내고 만들어서라도 자기 길을 가는 이들이 있다. 케이블카와 전망대를 보니 상당히 오래 공을 들였을 법하다. 언뜻 봐도 높이가 거의 20여 미터에 가깝다. 이런 곳에 전망대 홍보관과 전망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두다니 대단하다.
케이블카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산림 훼손이나 자연 파괴 등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데 체력이 안 되거나 몸이 불편한 이에게는 나름 쓸모가 있다. 케이블카에서 200m 정도 걸어가면 전라남도 홍보관이 있다. 해남이 자랑하는 먹거리며 볼거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쉬운 점은 케이블카에서 다른 곳으로 갈 만한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케이블을 타고 올라간 이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두륜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다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표지판에는 대흥사에서 출발하여 걷는 코스가 몇 개 나와 있었다. 나는 빠르게 걷지 않고 가장 느리게 걷는 법을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급할 게 없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가장 느긋한 방법으로 세상을 즐기는 일에 익숙하지 못해 그동안 놓치며 산 게 많다.
어제 방문객이 1800명 정도였다지만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덕분에 두륜산을 전세 내어 호젓하게 구경하고 있다. 애써 무엇을 하지 않아도 발버둥치며 하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이 좋다. 수다를 떨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나면 혼자 전세를 낸 나만이 남아 있다. 가끔 네발나비가 날아오긴 하였으나 그도 나도 급할 것이 없다. 무언가 다음 일정을 세워 놓으면 마음이 급해진다. 다음 일정으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가장 느긋하게 이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애써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니만큼 느긋하게 즐겨보기로 한다. 이렇게 호젓하게 앉아서 이 공간을 즐길 수 있는 게 내 살아 생전에 과연 몇 번이나 올까 꼽아보니 쉽지 않을 듯하다. 일행과 함께 오면 일행의 눈치를 봐야 하고 나 혼자 오더라도 마음이 바쁘면 여유를 즐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두륜산에서 오후를 이렇게 느긋하게 보내다니 믿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경치가 다 했다. 내가 할 일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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