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섬에는 인권이 없다

  • 작성자 박종백
  • 작성일 2010-11-01
 외딴 섬에 감금되어 10년 동안 구타당하며 곰팡이 피는 숙소에서 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임금도 없고 도망치다 잡히면 죽도록 얻어맞고 신고를 해도 경찰은 충돌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원시 지대의 미개인이 사는 마을이 연상되겠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의 탯줄인 화산면 상마도에서 일어 난 일입니다. 현대판 노예들의 삶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자유를 향하여 탈출을 시도하다가 잡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방송국에서 현지를 방문한 날 두 노동자는 그나마 인권 운동가들의 설득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 갈 수 있었지만 장애를 안고 있는 노동자는 아직도 주인 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극도의 공포에 시달려 현재를 벗어날 엄두가 나지 않은 동물적 본능이겠지요.  

 

 보건복지부가 평가한 ‘2010복지종합평가’에서 군이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며 홍보하고 있지만 부끄러운 일입니다. ‘복지’는 없고 ‘복지부동’만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복지 담당 공무원이 복지자금 11억 5천만 원을 횡령하여 사회 취약 계층의 눈물을 뺀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힘없는 노동자들의 인권이 유린되었지만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이쯤되면 공무원이 공공의 적인 셈입니다. 정의가 살아 있다면 마땅히 시상을 포기해야 합니다.

 

 상마도 주민을 만나서 인권이 유린된 처사에 대해서 분노를 표했더니 언론이 왜곡했다고 합니다. 물론 고발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 특성상 현지인의 의견이 묵살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지난 날 무심코 섬을 방문했던 나의 행동에 죄책감이 앞섭니다. 좀 더 세심하게 주위를 관찰했었더라면 무력한 노동자들을 더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한편 비참한 노동현실을 비디오테이프에 담아 방송국에 보낸 익명의 제보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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