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미등대길

  • 작성자 박종백
  • 작성일 2011-06-03
 오늘의 마지막 트랭킹 지점인 또 다른 땅끝이라고 불리는 화원반도 끝의 매월리 목포구등대에 도착했습니다. 목포입구라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수류미등대라고도 한다죠.

 

 수류미(水流尾)가 '물 흐르는 끝' 이라 풀이 되듯이 화원반도의 끝 지점에 4가구가 살고 있는 지명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수류미라 함은 용이 힘찬 꼬리 짓을 하면서 움직일 때 그 여파로 세찬 물살이 일게 되는 형상을 말합니다. 그처럼 물살이 세다고 할 수 있죠.

 

 등대가 위치한 깃대봉은 비록 높지는 않지만 해수면과 가까운 산이라 제법 가파르고 험산준령의 지형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원하게 뻗어 내린 능선을 타고 형성된 계곡의 물이 목포 앞바다 시하로 흘러내리는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멋지게 펼쳐져 있습니다. 수평선 저 멀리 신안의 섬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습니다.

 

 바로 그때 은은한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긴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의 여객선이 한 폭의 그림처럼 등대 앞을 지나가는 모습이 비쳐집니다.

하얀 제복의 파이프를 문 마도로스가 담배연기를 길게 내뱉은 모습이 연상됩니다.

 

 등대 주변의 빼어난 절경에 심취되어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햇살이 점차로 황토 빛으로 변하더니 수면 위로 긴 꼬리를 드리웁니다. 태양의 붉은 빛은 마침내 산과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였고 나의 육신마저도 황금색으로 물들였습니다.

 

 “헤어짐은 멀리 떠나보냄이 아니라 추억 속으로 초대하는 것이다.”라는 리차드 칼슨(Richard Karlson)의 말처럼 아름다움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또 다른 날을 기약하면서 그림자를 드리운 채 비포장길을 돌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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